선암매
산깊은 기도집 오래토록 눌러 앉아
오십여 년 개켜온 허물들 들추어 벗겨내며
십자나무 끝 연민의 눈빛 가슴에 담다
겨우 숨 붙이다 내 딛은 발걸음
메마른 둥지는 서로 엉키어
몸 비비며 의지하는
노모의 손등위에 난 구멍 사이로
동한거 수련에 잠긴 적막
목탁소리로 부드러이 살라
육백여 년 바람결 안으로 넣으니
시선 머문 가지 끝 주름진
선홍빛 미소
그만
뛰어들었네
* 600여년 나이의 순천 선암사 선암매를 보고...